- 리퀘스트입니다. I Still 런스루 퇴근시간을 살짝 넘어선 늦은 저녁임에도 꽉 막힌 도로는 좀처럼 한산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. 분명 아침에는 근사하게 넘겼던 앞머리가 땀에 젖어 이마를 드리운다. 에어컨을 틀까 고민하다가 창문을 내린다. 마음이 급한 날은 통 잘 풀릴 줄을 모른다. 헛헛한 정적이 싫어서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여덟시 정각을 알린다. 핸들...
Top To Toe 21 (完) 런스루 살면서 감정이 벅차오른 순간이 몇 번이나 될까. 석진에게 그런 경험을 지금 당장 떠올리라면 손가락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. 그 기준은 두 손이 아닌 한 손밖에 되지 않는다. 씨근덕거리는 숨소리가 정국에게까지 미칠 것 같아 한동안 뒤를 돌아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. 멋쩍게 웃으며 뭐 인마, 내지는 싫은데, 라 하며 장난을 ...
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헤아릴 수가 없었다. 일이 바쁘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. 단단한 것에 머리를 세게 부딪친 것처럼 혼이 빠져서 그랬다. 무언가를 알고 있는 듯한 지민의 측은한 표정을 보며 기운 없이 입꼬리를 끌어올린 것도 한계에 다다랐을 때 재킷을 챙길 수 있었다. 핸드폰에 확인하지 않은 메시지가 쌓여간다. 비단 정국의 메시지만 온 게 아니다. 망설...
우후죽순처럼 자라나기 시작한 우거진 루머는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거의 정리가 되어가고 있었다. 아마도 정국의 집안이 힘을 쓴 모양이다. 전정국, 열애설 부인. 좋은 동료사이일뿐. 억측은 자제해 달라. 여러 개의 기사를 읽었지만 기사의 포인트는 정해져있었다. 자신은 아무래도 심장이 약하다. 바로 보이는 희롱에 가까운 낭설인 첫 댓글에 놀라 창을 닫아버렸다...
Top To Toe 18 런스루 술에 취한 걸 핑계 삼아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말을 했는지 되감는 것으로 하루를 맞이했다. 어처구니없는 말을 듣는 정국의 표정이 어땠더라. 기억하기 싫은 것처럼 떠오르지 않는다. 다음 날 이른 스케줄이 없다며 조금 느긋하게 나갈 거라고 했던 정국의 그 말과 달리 현재 석진의 옆자리는 비워있었다. 늘 일정하게 맞춰둔 기상시간...
정국이 평소 석진에게 보이는 대로라면, 그러니까 석진이 알고 있는 정국이라면 인기에 연연할 것 같지 않아 보이는데. 채널을 돌리면 또 아까와는 다른 옷을 입은 정국이 환하게 웃고 있다. 전혀 익숙하지 않았다. 나쁘게 말하면 화면 속 정국은 어색했다. 정국이 하는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게 아니라 그저 석진이 느끼기에 다른 사람 같다는 것이다. 오래 지나...
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 뒤 정국은 기지개를 켜며 소파에 반쯤 뉘였던 몸을 일으켰다. 발끝에 석진의 옷이 차였다. 상의와 하의, 속옷까지 모두 주워 세탁기에 넣고 제가 벗어뒀던 옷과 함께 돌린다. 버튼을 누른 후 천천히 만들어지는 소음에 맞춰 다용도실을 빠져나왔다. 중반 즈음까지 흥미로웠던 내용은 조금 진부한 결말을 맞이했다. 평소 좋아하던 감독과 작...
- 수위가 있는 씬을 삭제한 전체연령본입니다. Top To Toe 15 런스루 「꾹 : 형 주말애 주말에 뭐해요? 오전 10:23」 「뭐 해도 하지 마요. 나랑 놀자 오전 10:24」 「꾹 : 이거 봐. 또 카톡 안 보지…. 그만둬요. 오전 11:01」 「회사 그만두란 소리임. 오전 11:02」 오전 내내 일이 바빠서 점심을 먹으러 내려왔을 때서야 정국에게...
Top To Toe 14 런스루 혼자서 숨을 내쉬는 것보다 호흡을 공유하는 게 더 무수할 것이다. 올망졸망한 얼굴에 어울리는 예쁜 입술은 한시라도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. 키스를 나누다가 입술이 부르틀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건 맹세코 처음이었다. 정국아. 낮게 깔린 목소리는 힘껏 혹사한 덕인지 쇳소리가 뒤섞여 형편없었으며. 응? 심히 짧아진 반말을 지적할 ...
정진 진른 / @Run_Jin120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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